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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ather School

lino / 날씨 학교의 아이들 / 2008

여름이 되면 lino들은 조금 별난 학교에 다닌다.

그것은 날씨 학교라고 해서, 여름 오전에만 초원의 그루터기를 둘러싸고 날씨 바꾸는 법을 배운다.

선생님은 평소에는 밭을 가는 마음씨 좋은 할아버지다. 가을이 되면 수확 때문에 학교는 쉰다.

들판 한가운데라 도무지 학교 같지 않지만, 그래도 lino들은 스스로 만든 교복을 입고 그루터기에 모인다.

Weather School의 lino
Weather School의 lino, 2008년.

첫 학년은 비의 학년이다. 학년이라고 해도 1년 단위가 아니라, 비를 내리게 할 수 있게 되면 다음 학년이 되었다고 선생님이 말해 준다. 참고로 다음은 흐림의 학년인데 힘 조절이 어렵다고 한다. 그것을 해내면 눈의 학년이 되고, 마지막이 맑음의 학년이다.

「비야 내려라!」 한 lino가 마른풀을 들고 연습하고 있다.

그러나 하늘에는 구름 한 점 생기지 않는다.

선생님은 그것을 싱글싱글 바라본다.

하지만 몇 번을 해도 하늘은 쾌청한 그대로다.

「선생님, 안 돼요!」 하고 lino가 말한다. 「그렇구나. 조금 더 천천히 해 보렴.」 선생님이 머리를 긁으며 말한다.

「비, 야, …… 내, 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학생 lino는 점점 시무룩해진다. 그래도 선생님은 싱글싱글하고 있다.

점심때가 되면 lino들은 들썩이기 시작한다. 모두 집에 가서 점심을 먹고 싶은 것이다.

그것을 내다본 듯 선생님은 조금 일찍 「자, 선생님은 배가 고파졌구나. 오늘은 이만 마칠까」 하고 말한다.

그러면 lino들은 「네에」 하고 대답하고는 일제히 초원을 달려 돌아간다. 구르듯이 달리는 아이, 마른풀을 휘두르며 딴 길로 새는 아이, 크게 손을 흔들며 가는 아이, 노래를 부르며 걸어가는 아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집에 돌아간다.

선생님은 그루터기에 걸터앉아 그 뒷모습을 싱글싱글 배웅한다.

조금 지나자 학교 둘레에만 후드득후드득 여우비가 내렸다. 반짝반짝 물방울이 빛을 되비추며 여름 풀 위에서 튄다.

선생님은 lino들의 뒷모습을 눈으로 좇으며 (내렸단다) 하고 마음속으로 말을 건넨다. 문득 올려다보니 이제 구름은 없고 높고 높은 파란 하늘이 펼쳐져 있다.

파란 하늘 저 너머에서 희미하게 가을의 기척이 났다.